국회 운영위에서 만난 유승민·이병기, '불편한 만남'

국회 운영위에서 만난 유승민·이병기, '불편한 만남'

2015.07.03. 오후 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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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국회에서 운영위원회가 열렸습니다.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가 위원장을 맡고 여기에 이병기 대통령 비서실장을 비롯해 청와대 참모진이 출석했는데요.

오늘 운영위는 한마디로 어색, 불편이란 단어로 표현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운영위가 시작되자, 야당 의원들은 이병기 실장을 향해 국회법 개정, 유승민 원내대표 거취 문제 등 막강 공세를 펼쳤는데요.

화면 함께 보시죠.

[강동원,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를 찍어내기 위한 것이다. 저는 이렇게 판단하고 있어요. 잘한 일이라고 보십니까?"

[이병기, 대통령 비서실장]
"그건 의원님 말씀에 조금 비약이 있다고 생각을 합니다."

[강동원,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그러면 말을 돌려서 질의하겠습니다. 오늘 (운영위) 출석했으니까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 우리 운영위원장을 청와대가 인정하는 겁니까? 앞으로 더 이상 시비 안 걸 겁니까?"

[이병기, 대통령 비서실장]
"그건 제가 여기서 말씀드릴 성질의 것이 아니고..."

[강동원,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새누리당의 유승민 원내대표는 새누리당 의총에서 84명의 의원으로부터 지지를 받은 당 원내대표입니다. 비록 우리 당과는 다르지만 청와대가 새누리당 원내대표를 이렇게 무시하고 찍어내려고 한다면 이것은 국회에 대한 도전 입니다. 현상을 정확히 바라보고 국민의 대표기관인 국회를 더 이상 무시하지 말라 이렇게 말씀드리는 겁니다."

[이병기, 대통령 비서실장]
"제가 알기로 청와대가 국회를 무시한 적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
"위원님들, 저는 운영위원장으로서 의원님들의 질의에 개입하고 싶은 생각은 전혀 없습니다만 대통령에 대해 표현을 하실 때, 또 출석한 청와대 간부들에 대한 표현을 하실 때 국회 차원에서 예의를 갖춰주시길 바랍니다."

야당 의원이, 여당 위원장에게 우리 위원장님 이라고 말하는 부분이 참 어색하게 들리기도 합니다.

어째튼, 어제 새누리당 최고위원회에 이어 오늘 국회 운영위 분위기 역시 살얼음판입니다.

유승민 원내대표, 계속해서 가시방석 일텐데요.

야당의원들의 질문수위가 높아지자 유승민 원내대표는 즉각 중재에 나섰습니다.

유승민 원내대표의 거취 문제에 대해서 야당 의원이 유승민 찍어내기냐 라는 질문을 하자 이병기 실장은 비약이라며 일축을 하는 모습을 보셨는데요.

원조 친박이었던, 유승민 원내대표와 이병기 비서실장.

어쩌다 이런 질문을 오고 받는 사이가 된 걸까요?

갈등의 시작은 한 달전 진실게임에서 부터 시작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국회법 개정안 통과를 두고 청와대와 여당이 팽팽히 맞서고 있을 당시, 청와대의 입장이 미리 전달됐는지를 두고 이병기 비서실장과 유승민 원내대표가 진실 공방을 벌였습니다.

청와대는 지난달 28일 저녁 이병기 비서실장이 국회법 개정안에 반대하는 뜻을 유승민 원내대표에게 분명히 전달했다고 밝혔는데요.

청와대가 국회법 개정은 안 된다는 의사를 분명히 밝혔음에도, 당이 이를 무시하고 강행 처리했다는 겁니다.

협상 당사자인 유승민 원내대표는 이 같은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했었죠.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6월 3일)]
"그 이야기는 잘못된 이야기입니다. 이병기 실장과 저하고 통화에서 나온 이야기인데 제가 말씀드리진 않겠습니다만 그 신문 보도는 잘못된 겁니다."

당시 함께 협상에 나섰던 조해진 수석 부대표도 청와대에서 "국회법 개정안에 대해 반대한다는 얘기는 없었다"며 유승민 원내대표에 힘을 실기도 했습니다.

국회법 개정안은 박근혜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면서 결국 유승민 원내대표의 거취까지 위태위태 하게 만들었는데요.

관례적으로 운영위원회가 열리기 전에 여당 원내대표와 청와대 측 인사가 티타임을 갖는 시간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병기 비서실장은 티타임에 참석하지 않았는데요.

현재 당청관계에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는 것이라는 시각이 다분합니다.

계속된 사퇴압박에도 불구하고 유승민 원내대표의 마이웨이는 계속되고 있습니다.

유승민 원내대표가 어떤 출구 전략을 찾고 있는지도 궁금해지는데요.

오늘 발표된 여론조사에 따르면 유승민 원내대표의 사퇴 여부에 대해 '사퇴해야 한다' 31%, '사퇴해서는 안 된다' 36%였고 33%는 의견을 유보했습니다.

하지만 지역별로 봤을땐 대구·경북에서 ‘사퇴해야 한다'는 의견이 46%로 ‘사퇴해서는 안 된다'는 의견을 28% 압도했는데요.

또 지지정당별로도 의견이 달랐습니다.

새누리당 지지층은 '사퇴해야 한다'는 쪽이 45% '사퇴 반대'를 하는 쪽은 26% 였다면 야당 지지층은 56%가 '사퇴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었습니다.

지역별, 지지정당 별로 사퇴 입장차가 극명해 보입니다.

현재 친박계의 시나리오는 유승민 원내대표가 6일쯤 퇴진 의사 밝히고 추경이 처리되는 20일 이후 사퇴할 것이라는 명예퇴진론 띄우고 있습니다.

하지만 유승민 원내대표는 오늘 추경 예산안 처리 임시회를 다음 주 8일 열겠다는 의사 밝히면서 일축한 상황인데요.

이후엔 여름 휴가시즌이 겹치고 이후 9월 1일부턴 100일 동안 정기국회 진행됩니다.

그러면 거의 12월 말에 일정이 끝나는데요.

유승민 원내대표 거취를 둘러싼 당청 갈등 정국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당분간 그 긴장은 쉽게 가실 것 같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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