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고 72회' 40년 지기, 청문회 정면충돌

'경기고 72회' 40년 지기, 청문회 정면충돌

2015.05.22. 오후 3:01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AD
대한민국 최고라는 자부심이 드높았던 경기고등학교, 경기고 72회는 1973년에 입학했고요.

평준화 전 마지막 '시험 기수'입니다.

경기고 71회에 정두언, 최중경, 조원동, 김대기 등 이명박 정부 시절 잘 나간 행시 출신이 많았습니다.

그러나 72회는 사시 출신들이 많습니다.

황교안 법무부 장관, 이종걸 야당 원내대표, 고승덕 전 의원, 그리고 사시 출신은 아니지만 노회찬 전 의원도 같은 기수입니다.

당시 경기고등학교 학생들의 평균 아이큐가 140에 가깝고 150이 넘는 학생도 많았다는 게 교사들의 증언입니다.

황교안, 이종걸 이 두 사람의 경기고 시절은 어땠을까요?

황교안 총리 후보자는 학생회장을 지냈습니다.

그리고 전형적인 독일 병정같은 모범생이었다는 게 당시 관계자들의 증언입니다.

반면에 이종걸 의원, 독립운동가 이회영 선생의 손자죠.

평범한 학생이었지만 피아노나 미술 등을 즐기는 예술가 기질이 있는 학생이었고, 때로는 반항적인 기질도 있어서 반정부 유인물을 만들어서 노회찬 전 의원과 함께 뿌리기도 했었다며 당시 같이 학교를 다녔던 사람들이 증언을 하고 있습니다.

두 사람은 1977년 성균관대 입학했습니다.

한 해 재수를 했습니다.

입시 시절의 아픔을 함께 겪은 것이죠. 성격이 다르지만 '각별한 사이'였다고 합니다.

그러나 이종걸 원내대표는 다시 입시 봐서 서울대 입학하면서 두 사람의 학창시절 동행은 1년으로 끝납니다.

이어서 두 사람은 법조인으로 다시 만납니다.

한 사람은 공안검사, 한 사람은 민변 변호사입니다.

사시는 황교안이 7회나 빠른 23회, 이종걸은 30회입니다.

공안, 공안이라는 말은 '공공의 안전', 좋은 말이지만 과거 정부에서 남용된 사례가 있어서 부정적인 이미지가 남아있습니다.

한편 이종걸은 민변 변호사로 반대의 길을 걸었습니다.

학생때 두 사람의 기질 차이가 삶의 차이로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노무현 정부에서 공안 검사들이 '구 공안'이라고 불리면서 인사에서 불이익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검사장 승진에서 실제로 탈락하기도 했습니다.

그때 2000년 정계 입문해 재선 여당 의원이던 이종걸 원내대표는 조금만 버텨라, 도울 방법을 찾아보겠다고 위로하기도 했습니다. 당시 두 사람의 모습 잠깐 보시죠.

지금과 크게 다르지는 않죠. 10년전 쯤의 모습인데 두 사람은 크게 달라지지 않은 모습입니다.

그리고 2015년 둘은 운명적으로 만나게 되었습니다.

황교안 후보자는 평소 "내 친구들은 다 야당에 있다"고 말했다고 합니다. 이번 청문회에서 할 수 있는 것 다하겠다는 이종걸 원내대표의 전화통화의 말에 웃으면서 잘해 달라고 답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이종걸 원내대표는 황교안 후보자에 대해서 개인적으로는 착하고 자기 성찰적인 신앙을 중심으로 사는 친구다, 법무장관이 됐을 때도 마음 속으로는 환영했고 이번에도 축하한다고 말했다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청문회는 수월치 않을 것 같습니다. 어제 '김기춘 아바타'라고 맹폭했던 이종걸 원내대표, 오늘 아침에도 발언이 수위가 높았습니다.

[이종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
"황교안 후보자는 국정원 대선개입 사건과 국제적인 망신을 초래한 간첩조작 사건에도 깊숙이 개입돼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을 훼손했다는 평가가 있습니다. 4.19 민주화 운동을 '혼란'으로, 5.16 군사 쿠데타를 '혁명'으로 표현하는 역사관과 병역면제 의혹, 1년 5개월 16억 수임료로 인해 전관예우 의혹도 받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황교안 후보자 인사 청문회 전망 어떨까요? 정치평론가 4명에게 물었습니다.

박상병 씨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野 최선 다하겠지만 낙마는 글쎄..."라고 말했습니다. 박상병 평론가의 말을 들어보겠습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
"야당은 청문회 과정에서 치밀하게 당력을 쏟아서 최선을 다하겠지만 여당이 다수이기 때문에 표결로 임명동의안을 무산시키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혹시 청문회 과정에서 돌발 변수가 나오면 여당 의원들이 부결을 택할 수도 있지만그렇지 않다면 야당의 힘으로 낙마시키기는쉽지 않을 것입니다."

이번에는 여권을 많이 취재하는 황태순 정치 평론가입니다. 법무부장관 재임 시절 때의 일이 쟁점이 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들어보겠습니다.

[황태순, 위즈덤센터 수석연구위원]
"아무래도 법무장관으로 재임하던 2년 3개월 동안의 역할이 야당 입장에서는 공격할 부분이 많을 것 같습니다. 황교안 후보자에 대한 공격의 칼날을 벼르고 있겠지만 자질과 도덕성은 이미 2년 3개월 전에 검증된 부분이고, 법무장관 재임 시절의 일로 공수가 오가겠지만 그 부분으로 낙마는 쉽지 않을 것입니다."

이번에는 총리실에서 비서관을 지냈고 국회 홍보기획관을 지냈던 이용호 평론가에게 들었습니다.

야당은 내분 사태의 분출구로 삼을 가능성이 있다라는 전망이였습니다.

들어보시겠습니다.

[이용호, 전 국회 홍보기획관]
"야당의 내분이 진정되지 않아 더 공세를 취할 수도 있고, 반대로 내부 정리가 안 돼서 공세를 취하기 어렵다는 측면도 있는데 야당으로서는 성완종 리스트 수사 등에 대해 황교안 후보자 지명으로 물타기를 하는 것 아니냐는 의심의 시각이 있기 때문에 상당히 공세를 취할 가능성이 있다고 봅니다."

이번에는 황교안 후보자가 총리가 된다면 연쇄 개각이 있을 것이라는 것에 대해서 이현종 평론가의 분석입니다.

[이현종, 문화일보 논설위원]
"황교안 후보자가 총리가 된다면 굉장히 대하는데 껄끄럽기는 할 것입니다. 그러나 최경환, 황우여 부총리는 조만간 내년 총선 출마를 위해 국회로 돌아올 것입니다. 마무리하는 시점이기 때문에 업무상에서 충돌은 벌어지지 않을 것입니다."

저는 인생만사 새옹지마라는 말이 생각났습니다.

노무현 정부에서 검사장이 되지 못 하고 이명박 정부에서 검찰총장이 못됐던 황교안 후보자, 옷 벗고 나갔지만 법무장관, 총리 후보까지 될 줄은 아마 본인도 몰랐을 겁니다.

또 이종걸 원내대표 수도권 4선이지만 별 주목받지 못했고 박 대통령에 대한 막말까지 논란만 많았던 의원이였는데 절치부심 끝에 원내 사령탑이 되었습니다.

두 40년 친구의 앞날에는 또 어떤 일이 기다리고 있을까요, 주목해서 보도록 하겠습니다.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