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밀입국 대학생은 한국인"...인질 공개한 속내는?

北 "밀입국 대학생은 한국인"...인질 공개한 속내는?

2015.05.04. 오후 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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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임병철, 통일부 대변인]
"정부는 북한이 주원문 학생을 조속히 석방하여 가족들의 품으로 돌려보낼 것을 강력히 요구합니다."

최근 북한에 불법 입국 혐의로 체포된 미국 대학생의 국적이 대한민국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로써 북한에 억류된 한국인은 이제 4명으로 늘어났는데요.

지난달 한미연합군사훈련이 종료되면서 해빙기를 맞을 것으로 기대됐던 남북관계에는 새로운 변수가 생긴 셈입니다.

억류된 주원민 씨는 미국 영주권을 가진 한국인으로, 뉴저지에서 가족과 함께 생활하고 있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주 씨의 가족들은 주 씨가 중국여행을 간 줄로만 알고 있었다며, 체포 사실도 한국에서 뉴스를 보고 연락한 지인의 전화로 알게 됐다고 전해졌습니다.

주 씨는 뉴욕대 경영학과에 재학 중이지만 이번 학기는 등록하지 않았고, 최근에는 친구들과도 잘 만나지 않았다고 전해져 북한 밀입국을 준비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주 씨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전할 뿐, 주 씨의 입국 경위에 대해서는 아무런 설명을 내놓지 않았는데요.

이런 가운데 CNN 방송 기자를 불러 지난 3월 간첩 혐의로 억류된 우리 국민 김국기, 최춘길 씨의 인터뷰를 허용했습니다.

[인터뷰:최춘길 (지난 3월)]
"저는 북에 체포되기 전까지 중국 단둥에 살면서 반공화국 적대행위를 한 국정원 첩자 최춘길 입니다... 2012년도 10월 경에 국정원 요원 김과장은 탈북자 최명희라는 이름을 건네주면서 그가 위장 탈북한 북한 고위부의 공작원이라는 사실을 증명할 수 있는 자료를 시급히 꾸며 보내라는 지시를 주었습니다."

[인터뷰:김국기 (지난 3월 26일)]
"제 이름은 김국기 입니다. 제가 저지른 범죄 행위는 첫 번째 북의 최고지도부와 관련한 중대 국가 비밀 자료들을 체계적으로 수집하여 국정원에 제공 함으로서 미국과 남쪽 당국에 북에 대한 국가 정치 테러에 적극 가담한 것 입니다."

이 두 명은 북한이 지난 3월 '남한 간첩'이라며 기자회견에서 공개했던 인물입니다.

이들은 그동안 국정원으로부터 받은 지시 사항이라고 주장하는 것을 자세히 밝히면서, 북한 정부에 정식으로 사죄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민족의 통일을 위해 자신과 같은 사람이 없어야 한다며, 세계의 양심에 호소해달라는 주장을 펴기도 했습니다.

이상한 부분이 많아도 너무 많았는데요.

이 때문에 두 사람의 진술은 북한이 자신들이 원하는 내용을 바탕으로 철저히 계획한 내용일 거라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현재 북한에 억류 중인 우리 국민의 상황이 불분명한 상황에서, 또 다시 이 두 사람을 내세워 인터뷰를 하게 한 북한의 의도는 무엇이었을까요?

[인터뷰:김희준, 통일전문 기자]
"어제 CNN이 방송을 했죠. 김국기 씨와 최춘길 씨의 인터뷰 내용을 보면 대부분 자신의 간첩 혐의를 인정하는 내용이었습니다. 북측이 아마 원하는 대로 인터뷰가 진행됐을 것 같고요."

그동안 북한은 인질을 외교 협상 카드로 활용해왔습니다.

북한은 지난해 케네스 배와 매튜 토드 밀러 등 미국인 인질 3명을 깜짝 석방해 국제 사회를 놀라게 했는데요.

유엔 북한 인권결의안 표결을 앞두고 깜짝 석방을 하면서, 국제 사회에서의 고립을 막기 위한 북한의 뻔한 노림수가 드러나기도 했습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이번에도 북한이 김정은의 러시아 방문이 취소된 상황에서, 남북대화에 눈을 돌리기 위해 우리 정부를 압박하려는 의도가 있지 않겠냐는 분석이 나오기도 합니다.

[인터뷰:김희준, 통일전문 기자]
"전형적으로 대외관계가 풀리지 않을 때 인질외교라고 불리는 이런 카드를 써왔는데요. 현재 우리 남북관계도 냉각된 상태가 아니겠습니까, 별다른 진전이 없는 상태인데 북측이 남측의 한국인들을 억류함으로써 우리의 대북정책 전환을 촉구를 하면서 협상 카드로 삼아보려는 것 아닌가 이렇게 분석이 되는데요."

이런 가운데 정부는 6·15 공동선언 발표 15주년 행사를 위한 남북 간 사전 접촉을 승인했습니다.

최근 민간단체 차원의 대북 비료지원을 허용한 데 이어 또 다른 화해 움직임을 보인 것인데요.

북한에 억류된 한국인이 4명으로 늘어난 상황에서, 북한은 우리의 화해의 손길에 어떤 방식으로 답하게 될 지 두고 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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