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진짜 관악 아들"...정치판 우정의 무대?

"내가 진짜 관악 아들"...정치판 우정의 무대?

2015.04.02. 오전 0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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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4.29 재보궐선거 한 달도 남지 않았습니다. 해당 지역구들 후보자들 경쟁으로 후끈 달아오르고 있는데 조금이라도 표심을 잡기 위해 후보자들은 지역구와의 연결고리, 인연찾기에 한창이라고 합니다.

출생지는 기본이고 열애담에 조상까지 찾는 후보들이 있었는데 먼저 서울 관악을 후보자들, 어떤 인연 내세우고 있는지 한번 한번 보겠습니다.

새누리당 오신환 후보, 그리고 새정치민주연합 정태호 후보, 두 후보 모두 관악을이 제 어머니가 확실합니다라는 관악판 우정의 무대를 꼽았다고 하는데 관악의 아들, 이런 얘기는 자주 하죠? 도봉의 아들, 이런 얘기요.

[인터뷰]
다 그렇습니다. 어디의 사위, 어디의 딸. 이번 재보궐선거만 그런 게 아니고요. 작년 7.30재보선 때 나경원 후보가 동작을에서 나왔는데. 나경원 참모들이 동작구가 나경원과 연관성이 뭔가를 엄청 찾다 보니까 동작구에 있는 산부인과에서 태어났다, 그래서 동작의 딸이 된 거예요.

[앵커]
틀린 얘기는 아니네요.

[인터뷰]
틀린 얘기 아니에요. 유권자, 사람 심리라는 게 자신과의 동질성, 비슷한 점, 공통점이 있는 사람에게 호감을 표시한다는 게 대한민국뿐만 아니라 모든 인간의 공통점이라는 거죠, 심리적인. 그러니까 그런 걸 찾기 위해서 아들이다, 사위다, 뭐다 이렇게 하고. 관악을의 경우에는 오신환 후보 같은 경우는 초중고를 관악에서 나왔고 정태호 후보는 대학을 나왔고. 그러니까 서로가 자기가 관악의 아들이다, 적자다, 이런 경쟁을 할 수 밖에 없는 것이죠.

[앵커]
그런데 새정치민주연합 정태호 후보는 그렇게 얘기를 했다는데요. 오신환 후보는 관악을이 아니고 관악갑의 아들이다.

[인터뷰]
왜냐하면 오신환 후보가, 그러니까 관악구, 한 구에 갑, 을이 있는데 그런 식으로 따지자면...

[인터뷰]
서로 결국 저런 얘기를 하는 근저에는 이 지역에 대한 이해도가 내가 훨씬 높다라는 것을 밝히고자 하면서 관악의 아들이 누구냐, 원조를 찾는 것처럼 말씀하시는데요. 좀 과열된 측면도 없지 않습니다.

초중고를 나왔으면 관악에 대해서는 이해도는 충분하신 것으로 보이고요. 지금 정태호 후보는 30년간 관악에 거주했다고 하니까 우열을 가릴 수 없을 정도로 관악에 대한 이해도는 두 분 다 굉장히 높다라는 것이 관악 주민들의 생각이고 국민의 생각이니까 이것 가지고 우열을 가릴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앵커]
여기다가 또 한 명이 나타났죠. 정동영 전 의원, 국민모임의 정동영 전 의원도 사실은 나는 관악의 아들은 아니지만 관악에서 러브스토리를 찍었다, 이래서. 집사람을 관악에서 만나 연애했고 이곳에 연애의 추억이 서려있다고 얘기를 했는데 그쪽 학교를 나오지 않았습니까?

[인터뷰]
사실 관악에서 연애담 하나 없는 사람이 그때 당시에 있었을까. 서울대 앞이 많은 막걸리집과 청춘을 불태우는 토론장 아니었습니까. 그런데 중요한 것은 이렇게 선거가 정서에 의존하고 그리고 정말 중요한 대안과 정책들을 거론하는 자리가 아니라 나의 인정, 나와의 연고에 호소하는 선거가 되면 사실은 발전할 수가 없거든요.
실제로 지역을 책임질 수 있는 일꾼들을 뽑기도 어려워 집니다.

지역위원장을 하시면서 지역내에 천착해서 일들을 하신분들이라면 충분히 장점들을 내세우고 싶으시겠지만 그런 것보다도 더 많이 얘기했으면 좋은 것은 관악이 어떤 지역이고 앞으로 어떤 비전을 가져야 하는가, 왜 관악에서는 중고등학생들이 왜 빠져나가고 있는가. 이런 얘기들을 적극적으로 하시면서 지역을 기반으로 해서 나라를 경영할 수 있는 그런 일꾼들을 뽑아줬으면 좋겠습니다.

[앵커]
유권자들이 그런 것을 개인적으로는 할 수 없고 시민사회단체가 도와줘야 하는데 정책을 후보별로 검증을 하고 이 후보의 정책이 효과가 있거나 실효성이 있다, 좋다, 지역발전을 위해서. 이렇게 해서 지지발언을 하거나 낙선운동을 하는 게 사실은 불가능한 것이 아닙니까?

[인터뷰]
정책평가는 할 수는 있겠죠. 그런데 국회의원하고 저게 관악구청장 선거가 아니고 관악구의 국회의원을 뽑는 선거입니다. 국회의원은 기본적으로 국민의 대표입니다.
물론 지역에서 선출되지만 국가사무를 보는 게 여의도에서 입법과 예산과 정책과 이게 국회의원인데, 어디가서 동네 뭘 해 주겠다, 이건 관악구청장 공약하고 크게 다름이 없어요. 그러니까 저게 어떻게 공약만 보면 구청장 뽑는 것이지, 국회의원 뽑는 것인지 헷갈릴 때가 있어요.

왜 저런 현상이 일어나는가. 큰 얘기 하잖아요, 국가사무 얘기. 피부에 덜 와닿아요. 저 사람 맨날 중앙 무대 가서 저런 얘기만 하고 동네를 안 챙길 사람이다라고 공격을 당하기 십상이거든요. 그러니까 선거 때는 맨 저런 것만 해요. 그러니까 저게 어찌 보면 유권자들이 그걸 원하기도 하고 또 표를 얻어야 되는 후보와 정당의 입장에서는 그런 유권자들의 거기에 안 따라가면 안 되니까 나타나는 일종의 딜레마 현상이라고 할 수가 있겠습니다.

[앵커]
후보자 입장에서는 쉬운 방법이겠지만 시장 같은 데 가서 어머니, 저 이 지역 학교 나왔어요. 잘 좀 도와주세요라고 하면 유권자들의 번호를 보고 선택을 하지 정책을 보고 선택을 하는 현실은 아니니까요.

광주서을도 가보겠습니다. 여기도 사위, 토박이 얘기가 나왔는데. 새누리당 정승 후보는 쌍촌동의 사위라고 하고 새정치민주연합 조영택 후보는 광주 토박이다, 천정배 무소속은 호남의 아들이다. 이렇게 지역별로 표현을 했네요.

다른 지역을 보죠. 인천서강화을 같은 경우에는 새누리당 안상수 후보, 새정치민주연합 신동근 후보가 있는데 함께 뛰는 아들과 사위다. 문재인 대표의 부인 김정숙 여사도 인천상륙작전을 했다, 신문에서 제목을 뽑았던데 저런 것도 통하는 것 같아요.

판넬을 보면서 이야기를 해 보죠. 대대손손 400년간 김포를 지켜왔고. 말 그대로 토박이. 이런 것들이 지역 유지나 오래 살았던 어르신들한테는 상당히 지역일꾼론이죠, 이런 것들이? 어떻게 보면 지역일꾼론이죠.

[인터뷰]
지역일꾼론인데 과연 그러면 거기에 오래 살았다, 오래 산 사람이 물론 많이 알겠지만 그러면 더 일을 잘 할 것인가. 물론 짧게 산 사람보다는 잘 할 수 있는 조건이 있지만 반드시 잘할 수 있는 것은 아니죠. 그런데 이건 지역일꾼론 입장에서 보면 뭐라고 그럴까요. 표를 얻는 데 편한, 가장 편한 방법이 내가 여기 오래 살았어. 일종의 지역일꾼론보다는 그냥 득표방법론이에요.

[앵커]
하나 더 보면요. 우리 외할아버지가 이곳 작명소에서 제 이름을 지었다고 이런 얘기를 했다고 합니다. 손 변호사님 어떻게 생각하세요?

[인터뷰]
저게 보는 각도에 따라서는 신선하게 다가오고 기억에 남기 때문에 효과적인 선거운동일 수도 있겠죠. 하지만 중요한 것은 누차 이야기 나왔습니다마는 저 작명소에서 이름을 지은 것과 과연 그 동네를 위해서 일하고 그 지역 주민들, 넓게 보면 국민이거든요. 지역대표성과 국민대표성을 가진 의원으로서 얼마나 일을 잘할 수 있을 것인가. 유권자들의 표가 아깝지 않은 사람이 나다.이것과 얼마나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가 이건 의문이고요.

하지만 긍정적으로 보자면 그런 큰틀에서 능력을 입증할 수 있고 그런 공약 등등이 없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특히 나 그렇다면 저런것은 흥미라든지 아니면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하나의 작은 도구 정도로 이해하면 너무 부정적으로 볼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앵커]
그리고 정치인 입장에서는 정치를 하려는 사람이나 정치에 입문한 사람들은 어쨌든 어디 이 씨, 어디 신 씨, 어디 손씨.

[인터뷰]
소위 비빌 언덕이라고 말씀하시는데 결국은 국민성입니다. 지연, 학연, 혈연을 따지는 우리나라에서 선거전략에서 그동안 통해 왔다는 거죠. 통해왔기 때문에 이번 선거에서 타파하지 못하고 또 쓰신다는 거죠. 결국은 한 20년, 30년 정도 지나야 해소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듭니다.

[인터뷰]
그런데 이게 전부 다 과거 얘기잖아요. 과거에 기대고 있는 사람은 미래를 볼 줄 모릅니다. 정확하게 과거를 교훈으로 삼아서 미래에 비전을 제시할 수 있는 사람을 뽑아야 됩니다.

그러니까 아예 이 지역을 모른다 그러면 문제가 되겠지만 정확하게 그 지역에 대해서 분석을 하고 나름대로의 정치적 대안을 내놓을 수 있는 사람이라면 지역을 어떻게 모른다고 할 수 있겠어요.

그러니까 중요한 것은 대안이고 비전입니다. 그래야 우리 지역이 대한민국과 더불어서 발전해 나갈 수 있는 그런 생각을 갖습니다.

[인터뷰]
얼마 전 우리 국민 2000명인가 3000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했는데 예를 들면 향우회라든가 동창회 활동을 하는 사람과 시민단체 활동을 하는 사람과 비교를 해 봤더니 향우회, 동창회 활동을 하는 사람이 세 배 이상 많아요. 그게 우리 현실이에요. 그런데 선거는 나갔으면 표를 한 표라도 더 얻어야 될 것 아니에요.

그러면 후보자 입장에서는 당연히 어느 쪽에 치중하겠어요. 항우회, 동창회 이런 인연을 가지고 나한테 한 표를 달라, 이게 우리의 현실이 돼버린 거죠.

[인터뷰]
선거라는 것이 자신을 파는 거라고 생각을 하면 편할 것 같습니다. 물건을 세일즈하거나 변호사 입장에서 제가 사건을 유치하기 위해서 영업활동을 함에 있어서 제일 중요한 것이 일단 실력배양도 중요하겠습니다마는 그것을 기초로 하고 자신과 인연이 있는 곳을 찾아가서 얼굴을 비춰가며 신뢰도를 쌓고 인지도를 보여주는 것이 어찌보면 영업의 가장 기본이라고 할 수도 있거든요.

어떻게 보면 선거도 정치과 일반생활이 분리된 것이 아니라 일반생활에서 우리 사회에서 먹히는 그런 효과적인 방법이 이번 선거에서도 그대로 적용되는 것이 아닌가 그렇게 생각되네요.

[앵커]
누리꾼들이 어떻게 생각을 하는지 이광연 앵커의 촌철살인을 통해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앵커]
"내가 이곳의 아들이다!", "내가 이 지역의 사위다!", 재보선에 출마한 후보자들은 지역인연을 내세우며 표심잡기에 한창입니다.

그러면서 인터넷 '넷심'도 후끈해지고 있는데요.

"당신이 우리 지역의 사위? 내 눈에 흙이 들어가기 전엔 안 된다. 만약 지역구가 입이 있다면 '난 너같은 아들 둔 적 없다!' 할 듯"이라며, 지역 인연을 동원하는 모습에 부정적 의견을 보인 네티즌들이 눈에 띄었습니다.

그런가 하면 "아는만큼 보인다고, 인연이 깊어 지역에 대해 많이 알수록 더 힘써주지 않겠나"라며 긍정적인 이야기를 하는 네티즌도 있었고요.

"아들이라며 딸이라며 친근하게 굴다가 당선 후엔 가족 아닌 갑으로 돌변하지 마시길"이라며 따끔한 일침을 놓은 네티즌도 있었습니다.

지금까지 촌철살인 알아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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