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엄친딸' 기쁨조..."평생 꼭두각시 생활"

北 '엄친딸' 기쁨조..."평생 꼭두각시 생활"

2015.04.01. 오후 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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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에 기쁨조가 있다는 얘기 들어보셨죠?

말 그대로 북한 지도자에게 '기쁨'을 주는 여성들을 하는데요.

최근 북한이 이 기쁨조를 새로 모집했다는 소식이 들리고 있습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 생존 당시 활동하던 기존 기쁨조 대신, 김정은 제1위원장을 위한 새로운 기쁨조가 필요했기 때문이겠죠.

기쁨조는 중앙당 통일전선부에서 직접 선발과 관리가 이뤄지는 상당히 체계적인 기관입니다.

북한 최고 지도자를 보필해야 하는 만큼 그 선발 기준이 굉장히 까다로운데요.

전국에서 외모, 성격, 목소리, 출신배경 등이 좋은 최상위 여성만을 뽑는다고 합니다.

[인터뷰:김흥광, NK지식인연대 대표]
"일단 북한의 졸업학년에 처녀들, 여학생들은 다 신체검사를 받아야 되고. 그리고 거기에서 건강하고 아주 배경이 좋고 모범적이다, 머리도 좋다, 그러면 중앙당 통일전선부에서 정해놓습니다. 그래서 졸업할 때 최상위 괜찮은 애들을 전국에서 뽑아가거든요."

그런데 이 기쁨조를 뽑는 기준도 지도자에 따라 조금씩 달라졌습니다.

특히 이번에 김정은 제1위원장은 자신의 새 기쁨조를 모집하면서 키가 170cm 이상인 여성들을 뽑으라고 주문하기도 했습니다.

아버지 김정일 때는 키가 158에서 165cm 사이인 여성들을 뽑았던 것과 다소 차이가 나는데요.

어려서부터 스위스에서 유학생활을 했던 김정은 제1위원장이 북유럽 스타일의 키 큰 여성을 선호하기 때문일까요?

또 김일성과 김정일의 기쁨조 스타일도 조금 달랐다고 하는데요.

탈북 여가수의 얘기를 들어보시죠.

[인터뷰:김정원, 탈북 가수]
"김일성의 기쁨조 라고 얘기한다면 보천보전자악단이라고 있었어요. 그게 여성 5인조 그룹이거든요. 왕재산경음악단하면 김정일의 기쁨조라고 얘기할 수 있는데 그게 조금 달라요. 왕재산경음악단 같은 경우에는 현악과 관현악이 어우러진 전자악기까지 어우러진 악단이거든요. 그리고 보천보경음악단 같은 경우는 무용단이 없는데 왕재산경음악단은 러시아무용을 배합한 북한식만의 그런 무용까지 선보이는 그런 악단이라는 곳이거든요."

이렇게 뽑힌 기쁨조는 북한 최고지도자 가까이에서 생활하면서 춤과 노래를 비롯해 각종 편의를 제공하게 됩니다.

북한 주민들에게는 최고의 영광이라고 할 수 있는 기회인데요.

이 때문에 북한 여성들은 기쁨조에 서로 가고 싶어할 정도라고 합니다.

부모들도 잘 키운 예쁜 딸을 나라에 바쳤다며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나라에서 나오는 선물에 이웃들의 부러움까지 산다고 합니다.

기쁨조 여성들, 한마디로 '북한의 엄친딸'이라고 할 수 있겠죠?

하지만 이런 화려한 모습 뒤에는 꽃다운 나이에 폐쇄적인 공간에 갇혀 매일을 꼭두각시처럼 지내야 하는 안타까운 사정도 있습니다.

특히 이 여성들은 북한 초청인사들에게 성접대를 한다고 알려지기도 했는데요.

폐쇄적인 북한 사회에서도 가장 폐쇄적인 곳인 것 같습니다.

유쾌한 이름과는 너무 다른 기쁨조, 북한 인권 유린의 심각성을 보여주는 또다른 단면이 아닐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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