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의 각별한 '공군 사랑' 이유는?

김정은의 각별한 '공군 사랑' 이유는?

2015.01.28. 오후 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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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인터뷰:북한 조선중앙TV (지난해 12월)]
"비행기를 타기가 힘들고 위험하기 때문에 비행 훈련을 할 때마다 지휘관들이 손에 땀을 쥐고 가족들도 마음을 놓지 못하고 있다고, 그렇기 때문에 자신께서 꼭 타야 한다고 하시며 비행길에 오르신 우리 원수님이십니다."

올해를 '통일대전 완성의 해'로 선포하며 '2015년을 항공군의 전성기로 만들자'고 말한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

지난해 10월부터 매달 두 차례 이상 공군기지를 시찰하며 '공군 챙기기'에 공을 들이고 있습니다.

지난해 말에는 직접 수송기를 조종하는가 하면 공군기지에서 여성 조종사들의 사진을 찍어주기도 했는데요.

그런 김정은이 지켜보는 가운데 북한 공군들의 특이한 훈련법이 공개돼 화제입니다.

[인터뷰:북한 조선중앙TV (지난 6일)]
"도보 비행 훈련장에서 진행하는 훈련을 보시면서 경외하는 최고사령관 동지께서는 새년도 전투전시 훈련 실태를 구체적으로 요해하시었습니다. 비행사들에게 군부대의 비행장뿐 아니라 생소한 비행장들에서의 이착륙 기동방안과 지형을 깊이 연구 학습시키는 데 힘을 넣어야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연병장에 커다란 지도를 그려놓고, 조종사들이 허리를 굽힌 채 모형 전투기를 들고 분주히 움직이는 모습.

어떻게 보셨습니까?

마치 어린아이들이 놀이터에서 장난감을 들고 뛰어다니는 것 같은 모습인데요.

조종사들의 진지한 모습이 우스꽝스럽기도 하고 안쓰러워 보이기까지 하는데요.

대체 뭐하는 건가 싶지만, 조종사들이 장난감 전투기를 들고 지도 위를 이리저리 뛰어다니는 게 북한 공군의 일상적인 훈련이라고 합니다.

[인터뷰: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 소장]
"북한에서는 포탄 한 발을 황소 한 마리. 소총탄 한 발은 닭 한 마리라고 하거든요. 그런데 비행기가 한 대 떠오르면 한 대 뜨는 데 공군 전체 사단장 1년 연봉이 날아간다, 이렇게 말합니다. 그러니까 기름이 없어서 비행기를 띄울 수 없고 또 시뮬레이션 여러 장치를 어디서 수입해 와야 하는데 수입할 돈이 없고 하니까 최고사령관이라는 사람이 소꿉놀이 장난 하듯이 조종사들 놓고 땅바닥에서 하는데 저건 북한 공군의 실력, 수준, 이걸 지금 한마디로 보여주는 것입니다."

물론, 북한에도 실전 훈련과 시뮬레이션이 아예 없는 건 아닙니다.

도보 비행 훈련장에 이어 김정은은 시뮬레이션 훈련을 하는 곳도 찾아 기재들을 현대화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인터뷰:북한 조선중앙TV (지난 6일)]
"비행사들이 컴퓨터에 의한 비행 조종 연습기재를 능숙하게 활용하는 모습도 보아 주시며 이런 훈련을 많이 하는 것이 좋다고, 이와 함께 훈련 기재들을 더욱 현대화해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김정은이 이처럼 공군을 각별히 챙기는 이유, 현대전에서 공군력이 중요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한미 연합군과 비교하면 초라하기 그지없는 북한 공군력의 현대화가 그만큼 시급하기 때문입니다.

지금 보시는 화면은 한미연합 공중전투훈련 '맥스 선더'입니다.

이렇게 보니 정말 비교가 많이 되죠?

전문가들은 남과 북의 공군전력이 '에쿠스'와 '리어카'를 비교하는 수준이라고 말하는데요.

그렇다 보니 북한은 정공법 대신 자신들만의 전술을 쓰고 있습니다.

[인터뷰: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 소장]
"미그-15기라고 6.25 때 쓰던 주력기인데 저건 주로 총폭탄 정신이라고 해서 자폭, 말하자면 북한 조종사들은 대체로 가미카제 특공대처럼 남한의 시설에 자폭한다, 이런 자세들을 다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미그-15기 같은 것은 꼭대기에 올라가면 우리 F-16이나 F-15하고 싸울 수가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저 미그-15기를 가지고 자살 폭격한다, 이런 뜻으로 저 사람들이 여성 조종사들을 두고 있는 것입니다. 자기를 위해서 목숨을 바친다는데 고맙지 않을 수 있나요. 그러니까 사진도 찍어주고 저렇게 특별히 배려하는 것입니다."

김정은은 직접 카메라를 들고 여성 조종사들을 찍어 주거나 팔짱까지 끼며 같이 사진을 찍는 등 파격 대우를 해줬습니다.

유사시 이들이 남하해 지휘시설이나 통신시설에 자폭 공격을 가하는 특별한 임무를 맡고 있기 때문입니다.

김정은은 또 지난해 11월 특사 자격으로 러시아를 방문했던 최룡해를 수호이 전투기 공장에 보내 신형 전투기 구매 의사를 내비치는 등 공군력 증강에 적극 나서고 있습니다.

[인터뷰: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 소장]
"우리 공군과 북한공군이 비교될 수가 없습니다. 그러니까 김정은이 다른 육군, 해군 다 열세니까 공군을 조금 키워서 어떻게 우리하고 대적해 보려고 하지만 그게 돈이 없기 때문에 지금 러시아에 다가가서 그것을 해결해 보려고 하는 것입니다."

김정은은 오는 5월 러시아를 방문합니다.

실제로 방러가 이뤄진다면 지난 2011년 김정은 집권 이후 첫 외국 방문이 될 텐데요.

최근 몇 달 사이 북러 관계 강화 움직임을 보여온 김정은이 러시아 땅을 밟을 경우 전투기 구매 협상이 진행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북한이 구매 의사를 밝힌 '수호이 35(Su-35)'는 한국군이 현재 보유하고 있는 모든 전투기를 압도하는 데다, 우리가 차세대 전투기로 도입할 F-35A와도 한 판 붙어볼 만큼 강력한 성능을 지녔습니다.

현대전의 승패는 공군 전력에 달려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김정은의 각별한 공군 사랑이 과연 Su-35 구매로까지 이어질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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