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2주기-3주기 추모식 비교... 김정은 시대 본격 개막

김정일 2주기-3주기 추모식 비교... 김정은 시대 본격 개막

2014.12.18. 오후 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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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어제 김정일 사망 3주기를 맞아 북한에서는 이례적으로 0시부터 추모 방송을 했습니다.

추모식도 어느 때보다 많은 인원을 동원해 성대하게 열렸는데요.

작년 2주기 때와는 많이 다른 모습이었습니다.

작년에는 평양체육관 실내에서 추모대회를 진행한 반면, 이번 3주기에는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이레적으로 평양 금수산태양궁전에서 추모식을 열었습니다.

또한 지난 추모대회와 비교해보면 어느 때보다 성대하게 열렸다는 것을 알 수 있는데요.

김정은이 이번 3년 탈상에 큰 의미를 둔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인터뷰: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 소장]
"작년 2주기 때는 평양체육관에서 비교적 많이 들어갈 수 있는 평양체육관 실내에서 했는데요. 이번에 소위 그들이 말하는 태양궁전, 주석궁에서 했다는 말이죠. 많은 군인들 또 시민들을 모아놓고 했는데 이것은 역시 이번이 마지막이다. 3년 탈상으로 김정일을 떠나보내고 태양궁전에 완전히 묻고 김정은 시대를 열겠다, 소위 마이웨이, 나의 길을 가겠다는 의미가 있기 때문에 어제는 성대하게 했다, 그렇게 볼 수 있습니다."

3년 탈상으로 김정일을 떠나보내고 김정은의 시대를 열겠다, 이런 분석인데요.

김일성 때도 3주기 탈상 때는 주석궁전에서 진행했던 것으로 봐서, 어제를 계기로 김정은의 시대가 본격적으로 개막을 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주석단의 모습도 한 번 볼까요?

2주기 때와 비교했을 때 가장 먼저 눈에 띄는 사람은 황병서 인민군 총정치국장 입니다.

작년에는 주석단에 없었던 인물인데요.

마지막 3년 탈상 자리에 황병서가 주석단에 섰다는 것은 김정은 시대에 핵심인물로 확고하게 자리한 것이 아니냐, 이렇게 분석하고 있습니다.

그런가하면, 작년과 다름없이 주석단에서 김정은의 곁을 단단히 지키고 있는 인물도 있습니다.

바로 최룡해 노동당 비서입니다.

작년에는 김정은의 오른쪽에 김영남 상임위원장이 있었던 반면 이번에는 최룡해가 김정은의 오른쪽에 서 있죠?

이제 2인자로 확실히 자리를 굳힌 걸까요?

[인터뷰: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 소장]
"원래 김정은 우측에 앉는 사람이 원래 상석이 되는 겁니다. 그래서 항상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앉았는데 이번에는 좌측으로 밀어내고 최룡해에 거기에 서 있다, 그래서 최룡해가 북한의 노동당 상무위원이 되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무엇으로 상무위원이 됐나, 노동당 중앙위원회 안에 그동안 국제비서, 근로단체비서, 여러 대남비서가 있었는데 군사 비서는 없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 군사 비서를 신설하고 그 비서에 오른 것이 아닌가…"

그런데 자세히 보면요, 재밌는 점이 있습니다.

김정은과 최룡해, 둘의 옷 차림이 거의 같죠?

털모자에 검정색 코트, 왼팔에 완장까지…

황병서나 김영남의 차림과는 확실히 구분되는데요.

그런데, 2주기 때도 김정은과 차림이 비슷한 사람이 있었습니다.

바로 작년에 처형된 장성택입니다.

[인터뷰: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 소장]
"특징적인 것은 최룡해가 복장을 했는데 과거 장성택이 김정은과 똑같은 파카를 입고 나와서 누가 누구인지 모를 정도로 한 적이 있는데 이번에 모자와 외투가 김정은과 똑같아서 저것이 주는 의미, 즉 격상돼서 그런 거냐. 아니면 일각에서 말하는 것처럼 다음 차례가 최룡해냐. 이런 여러 가지 말들이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김정은이 이번에도 최룡해와 황병서에게 2인자 자리 경쟁을 시킨 것 아니냐는 해석도 가능합니다.

실제로 올 여름까지는 황병서가 2인자였지만 최근에는 최룡해가 다시 2인자 자리를 차지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에는 부인 리설주의 모습도 2주기 때와 달랐습니다.

평소 양장에 현대식으로 멋을 내던 리설주, 작년 2주기 추모식에도 검은색 정장차림이었는데요.

어제는 검은색 상복의, 전통적인 차림을 하고 등장했습니다.

또 평소에는 달지 않던 쌍상뱃지까지 달고 나왔는데요, 쌍상뱃지는 김일성·김정일 부자의 얼굴이 담긴 뱃지를 말하는데요.

전문가들은 리설주의 이색적인 모습을 어떻게 보고 있을까요?

[인터뷰:정영태, 통일연구원 선임 연구위원]
"그런 데 있어서 배지를 하는 것도 상당히 파격적인 모습을 보였다, 이렇게 볼 수도 있지 않겠느냐, 이번 경우에는 서서히 김정은도 그런 파격적인 모습에서 벗어나서 보다 더 규범적이고 북한의 나름대로 체제 정통성이라든가 이런 것을 감안한 상당히 정상적인 그런 행보로 서서히 옮겨가있는 것이 아닌가 이렇게 볼 수 있죠. 특히 한복도 마찬가지죠."

김정일 3주기 추모행사를 성대하게 치른 김정은은 집권 4년차인 내년부터 1인 지배 체제를 더욱 공고히 하기위한 작업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입니다.

이를 위해 대내적으로는 장성택 잔재 청산 작업을 통해 절대적인 1인자 입지를 더욱 확고히 하고, 대외적으로는 러시아와의 관계 개선을 통해 새로운 돌파구를 찾을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로 일본의 한 언론은 최근 러시아 정부가 내년 5월 9일 열리는 대독일 승전 70주년 기념행사에 김정은 제 1비서를 초청했다고 보도했는데요.

전문가들은 김 제1비서가 5월 러시아를 방문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열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북한이 그동안 혈맹관계를 유지해온 중국을 뒤로 하고 러시아와의 관계에만 공을 들이기에는 부담이 될 것이란 분석도 있는데요.

때문에 중국도 북한도 어떻게든 관계를 개선하려는 노력을 기울일 것이란 관측입니다.

집권 4년차를 맞은 김정은 체제가 2015년 대내외적으로 어떤 변화를 보여줄지 주목됩니다.

이렇게 북한에서는 김정은을 절대적인 1인자로 우상화하는 데 주력하고 있는 반면, 세계에서는 김정은을 조롱하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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