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희상, 대한항공 취업 청탁 의혹...野 동력잃나?

문희상, 대한항공 취업 청탁 의혹...野 동력잃나?

2014.12.18. 오후 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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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대한항공 '땅콩회항' 논란으로 빚어진 조현아 전 부사장 사태가 일파만파 커지자, 야당도 대기업의 횡포에 대해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인터뷰:문희상, 새정치민주연합 비대위원장]
"청와대 비선실세들의 수퍼갑질로 나라가 어지럽더니 항공 오너 딸의 수퍼 갑질로 국제적인 망신살이 뻗쳤습니다. 대한항공 땅콩 리턴은 재벌과 대기업의 기업 사유화가 너무 당연시 되어서 몰상식의 극치로 악화된 슈퍼 갑질의 대표적 사례라고 생각합니다. 도를 넘은 재벌가의 일탈 행동을 더 이상 유야무야 넘어가서는 안됩니다."

이렇게 목소리를 높여 대한항공 사태를 비난하던 문희장 비대위원장이 8년전 노무현 정부 첫 비서실장을 마친 뒤 대한항공에 처남의 취업을 청탁했던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그 전말을 살펴보겠습니다.

지난해 문희상 비대위원장의 처남인 김 모 씨는 문 위원장 부부를 상대로 2억 8천만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냈습니다.

누나인 문 위원장의 부인이 자신 명의 건물을 담보로 방 모 씨에게 돈을 빌렸는데 돈을 갚지 못해 건물이 지난 2001년에 방 씨 소유로 넘어가면서 자신이 양도세를 내게 됐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 재판의 1심 판결문에서 문희상 위원장이 조양호 대한항공 회장을 통해서 미국에 살던 처남 김 씨의 취업을 부탁했고, 미국의 한 컨테이너회사에 취업한 김 씨가 이후 8년 동안 컨설팅 명목으로 74만7천 달러, 약 8억2천만 원을 받아간 사실이 드러난 것입니다.

또 문 위원장의 처남은 이 기간 동안 다른 곳에 거주하며 실질적으로 일을 하지 않은 사실도 나타나 있습니다.

이에 대해 새정치민주 연합은 이렇게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인터뷰:김성수, 새정치민주연합 대변인]
"2004년쯤에 당시 미국에서 직업이 없이 놀고있던 처남의 취업을 간접적으로 대한항공측에 부탁한 사실이 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직접 대한항공의 조양호 회장에게 부탁한 사실은 없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간접적으로 부탁한 사실은 인정했지만, 직접 조양호 회장에게 부탁한 사실은 없다는 문희상 비대위원장의 말처럼, 직접 조양호 회장에게 부탁하진 않았더라도, 당시 대통령 비서실장 출신의 여당 실세가 부탁을 간접적으로 했다 해도 거절하긴 힘들었을 겁니다.

[인터뷰:이동형, 시사평론가]
"이게 인사청탁이나 취업청탁, 누가 하는지 봐야 하거든요. 힘이 있는 사람이 하거나, 지위를 이용해서. 아니면 돈이 있는 사람이 돈을 이용해서 불법적으로 하는 거예요. 결국 이게 뇌물스캔들로 퍼지고 부정부패의 단초가 되지 않습니까?"

대한항공의 횡포에 분노하던 야당 대표가, 아이러니하게 8년전 대한항공에게 간접이든 직접이든 청탁을 한 사연, 국민들이 보기에는 다 똑같은 사람들로 보일 겁니다.

[인터뷰:이웅혁, 건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
"결국은 정직성에 관한 문제로 원론적으로 갈 수밖에 없는데요. 정직이 가장 최선의 정책이다, 이런 얘기가 있듯이 지금 표현 자체를 애매하게 하시지 마시고 그 연유가 어떻게 됐고 이번에 대한항공 사태를 봤을 때 사과의 진정성에 대해서 여러 가지 공분을 하고 있지 않습니까, 그래서 또 다른 논란이 재증폭되지 않도록 그 자초지종이 어떻게 됐고 그 사실관계가 어떻게 되어 있는지에 대해서 면밀한 얘기를 국민들에게 공개적으로 하는 게 이 사건이 확대재생산되지 않게 하는."

이 사안에 대해서 아직 새누리당은 당 차원의 공식적인 논평을 내지 않고 있습니다.

하지만 새누리당 일부 의원들은 비난의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인터뷰:김진태, 새누리당 의원]
"그것에 대해서 정말 쓸쓸한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이게 야당 같았으면 벌써 그거 해집어내서 특검하자 뭐하자 하는데, 우리 보수는 얼마나 이렇게 말랑말랑합니까?"

지금 국회는 정기국회에서 마무리하지 못한 법안을 처리하기 위해 연말 임시국회를 소집했습니다.

하지만 비선 실세 국정개입 의혹을 둘러싼 국회 운영위원회 소집을 두고 이틀째 파행을 이어가고 있는데요.

청와대 비선실세 의혹 진상조사와 산적한 법안통과를 앞두고 여야 모두 속앓이를 하고 있는 가운데 연말정국이 어떻게 풀릴지 의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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