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주민, MP5로 '소녀시대' MV 시청

북한 주민, MP5로 '소녀시대' MV 시청

2014.11.09. 오전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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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에서는 요즘 손바닥만한 크기의 중국산 장비로 남한의 뮤직비디오나 드라마를 보는 주민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휴대폰 사용도 크게 증가하고 있는데요.

영상과 통신기기의 확산을 통해 북한 사회 내부의 소리없는 변화를 엿볼 수 있습니다.

함형건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최근 북한 주민들이 자주 사용하는 중국제 MP5 플레이어입니다.

손바닥만한 크기의 화면에서 소녀시대나 티아라같은 남한 유명 걸그룹의 뮤직비디오가 흘러나옵니다.

노래파일 1600곡 혹은 영화 15편을 저장할 수 있는 손톱만한 크기의 마이크로SD칩을 심으면 남한의 동영상을 마음껏 즐길 수 있습니다.

칩의 크기가 워낙 작다보니 감시의 눈길을 피하기도 쉽습니다.

지난해에는 DVD와 USB를 사용하는 동영상 재생기기 노트텔이 북한 주민 사이에 유행한데 이어 올해들어서는 이같은 최신 MP5 플레이어와 함께 태블릿 PC가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장사를 하기 위해 중국을 드나드는 주민들을 통해 주로 반입됩니다.

중국의 북한 접경도시에는 북한 사람을 대상으로 '손전화' 즉 휴대폰을 수리해주고 판매하는 상점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싼 가격에 중국산 짝퉁 휴대폰을 산 다음 '껍데기'라고 불리는 북한 휴대폰 상표를 붙여 사용합니다.

북한에서 휴대폰이 빠르게 확산되는 배경엔 공식적인 생필품 배급이 축소되고 장사로 돈을 벌어 물자를 조달해야 하는 현실이 한몫하고 있습니다.

접경지역에서 장사를 하는 북한 주민사이에는 휴대폰이 필수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인터뷰:강동완, 동아대 정외과 교수]
"단순하게 기계 하나에 불과하지만 그 기계가 북한에 들어가서 시장을 추동하고 사람들의 생각을 바꾸고, 간부들의 부정 부패를 촉진한다는 점에서 북한 사회 변화의 중요한 요인으로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소리없이 유입되고 있는 남한 대중문화와 첨단 통신기기가 철저한 감시 통제 사회인 북한 사람들의 생각과 체제를 변화시키는 요인이 될지 주목됩니다.

YTN 함형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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