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고위급접촉 못할 이유 없다"

북, "고위급접촉 못할 이유 없다"

2014.10.23. 오후 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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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고위급접촉 북측대표단이 10일 만에 또다시 성명을 내고 대북전단 살포 저지 등 우리측의 태도 변화를 촉구했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고위급접촉 가능성은 열어둠으로써 향후 협상에서 대화의 주도권을 이어나가겠다는 의지를 드러냈습니다.

황혜경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북한이 또다시 고위급접촉 대표단 명의의 성명을 내고 우리 정부를 압박했습니다.

자신들은 2차 고위급접촉을 개최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면서, 단서를 달았습니다.

남측이 남북 군사적 충돌 방지를 위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것.

다시 말해, 25일로 예고돼있는 민간단체의 대북전단 살포를 제지해야 2차 고위급접촉을 열 수 있다는 겁니다.

[인터뷰:조선중앙TV]
"남조선 당국이 상대방을 자극하고 군사적 충돌을 불러오는 도발 행위를 막기 위한 책임적인 조치를 취하게 된다면 일정에 올라있는 2차 북남고위급접촉을 개최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

제지하지 못한다면 그것을 빌미로 고위급접촉을 연기하거나 취소하고, 제지한다면 회담에서 '대북전단' 문제를 적극적으로 이슈화하려는 '일거양득'의 포석으로 풀이되고 있습니다.

[인터뷰: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북한도 대화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기 때문에 육지와 해상에서의 무력충돌 방지와 특히 대북전단 문제를 의제화해서 고위급접촉을 주도하겠다는 전략적 의도가 담긴 것으로 분석합니다."

남북관계와 향후 협상에서 주도권을 놓지 않으려는 북측의 이같은 적극성은 다른 대외관계에서도 엿보입니다.

어제는 억류해왔던 미국인 에드워드 파울씨를 특사도 없이 전격 석방한 데 이어, 인권문제와 관련해서는 UN의 현장실사도 받아들일 수 있다는 뜻을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자신들의 '최고 존엄'인 김정은 위원장이 국제형사재판소에 회부되는 상황만큼은 막겠다는 절박함의 반영이기도 하지만, 장기간 지속돼온 고립상황 또한 어떻게든 탈피해보겠다는 의지로도 읽히고 있습니다.

에드워드 파울의 석방을 계기로 남은 미국인 2명의 석방을 위한 북미간 고위급접촉 가능성도 조심스레 제기되는 이유입니다.

YTN 황혜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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