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초강수...군사회담 염두에 둔 포석?

[앵커]

북한이 대북전단 풍선을 향해 총격을 가한데 이어 관련 매체를 통해 2차 고위급접촉 무산 가능성을 언급하고 나섰습니다.

북한의 의도가 전체적인 판을 깨기보다는 고위급접촉 전에 자신들의 관심사안을 다룰 수 있는 군사실무회담을 염두에 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김호준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북한 대남선전용 웹사이트 '우리민족끼리'는 2차 고위급접촉은 물 건너간 것이나 다름없게 됐다고 밝혔습니다.

며칠 새 서해 NLL과 비무장지대 부근에서 잇따라 남북간 총격사건이 벌어진 직후입니다.

북한 당국의 공식 반응은 아니지만 이 매체 언급대로라면 당장 2차 고위급접촉은 무산될 위기에 처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도 북한은 조건을 달아놨습니다.

앞으로 남북관계가 어떻게 되는가는 전적으로 남한 정부 태도에 달렸다고 했습니다.

대화의 여지를 열어놓은 표현입니다.

[인터뷰: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과거 경험적 사례를 보면 서해 NLL이라든지 비무장지대에서 군사적 충돌 문제 있게 되면 남측이나 북측이나 먼저 군사실무회담이나 장성회담 제안하는 그런 사항 있었는데 이번에도 그러한 사항으로 가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생각합니다."

이달 말이나 다음 달 초로 예상되는 고위급접촉 전에 군사실무회담부터 먼저 열릴 가능성입니다.

그렇게되면 북측 관심사안인 서해 NLL문제와 DMZ 총격전을 유발한 대북전단 살포 문제를 우선적으로 다룰 수 있게 됩니다.

설사 거기서 조율이 되지 않는다해도 그 뒤에 고위급접촉으로 가도 늦지않다는 계산이 깔려있을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인터뷰: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
"이번 총격이 재발하지 않는다면 2차 고위급접촉은 열릴 것이다. 다만 의제가 군사 부분이 추가되면서 상당히 복잡해질 수 있고 그 과정에서 남북 당국의 줄다리기가 나오면서 상당히 어려운 국면을 맞이할 수도 있다고 봅니다."

이렇게 협상 주도권을 쥐고간다면 군사 부문이 아니더라도 남북간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5·24조치 해제 문제나 금강산 재개 문제에 있어서도 우위를 점할 수 있게 됩니다.

정부는 조만간 2차 고위급접촉 일정과 의제를 정해 북측에 제안할 예정이어서 북한의 속내가 곧 드러날 것으로 보입니다.

YTN 김호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