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사퇴...'새정치 깃발'도 내려져

안철수 사퇴...'새정치 깃발'도 내려져

2014.07.31. 오후 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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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재보선 참패의 책임을 지고 안철수 대표가 물러나면서, 안 대표가 주장해온 '새정치의 깃발'도 내려졌다는 평가가 많습니다.

정치 개혁을 기치로 내세웠던 안 대표도 여의도 정치입문 뒤 아무런 성과 없이 백의종군을 선언하면서 정치적 치명타를 입었습니다.

박조은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3월 독자신당을 준비하던 안철수 대표는 민주당 김한길 대표와 전격적인 통합에 합의하면서 새정치민주연합을 창당했습니다.

새정치와 2017년 정권교체를 전면에 내세우면서 당원들의 전폭적 지지 속에 공동대표로 추대됐습니다.

[인터뷰:안철수, 새정치연합 대표(지난 3월 26일)]
"국민의 바다로 나갑시다. 새정치는 블루오션입니다. 레드오션 블랙오션인 여의도 정치에서 벗어납시다."

하지만, 통합의 결정적 고리였던 기초선거 무공천 방침이 발목을 잡았습니다.

당 내부에서 무공천 반대여론이 강하게 일자 안 대표가 당원투표 등을 통해 입장을 재검토 하기로 했고, 결국 무공천이 철회돼 버렸습니다.

창당 불과 보름만에 창당과 새정치 명분이 빛을 바랜 순간이었습니다.

[인터뷰:안철수, 새정치연합 대표(지난 4월 10일)]
"과정이나 이유야 어떠했든 저희들마저 약속을 지키지 못한 것에 대해 국민들께 사과드립니다."

이어 리더십은 계속 휘청였습니다.

6·4 지방선거 공천과정에서는 기존 민주계와 새정치계가 각 지역에서 부딪히면서 공천 잡음이 극에 달했습니다.

공개 석상에서 당 대변인으로부터 '당을 떠나라'는 소리를 듣는 수모를 겪으면서도 안 대표의 리더십은 전혀 드러나지 않았습니다.

[인터뷰:안철수, 새정치연합 대표(지난 5월 12일)]
"일반적으로 일어날 수 있는 정상적 수준(의 공천갈등)이라고 듣고 있습니다.
(퇴진하라고 말한 의원에게 하실 말씀은 없으신가요?) ..."

지방선거가 여야의 무승부로 끝나면서 수명은 간신히 7·30 재보궐 선거까지 연장됐지만 이번에도 역시 공천이 문제였습니다.

서울 동작을 기동민 후보 공천 등을 놓고 계파 반발이 폭발했고, 광주 광산을 '권은희 전략공천'의 역풍은 충청권을 거쳐 수도권까지 북상해 선거 전체를 망쳤습니다.

정권심판론 외에는 별다른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새누리당의 공세에 무기력하게 대응하면서 결국 선거참패의 모든 책임을 끌어안게 됐습니다.

[인터뷰:안철수, 새정치연합 대표(오늘)]
"대표로서 모든 책임을 지겠습니다."

지난 3월 만해도 안 대표는 호랑이를 잡기 위해 호랑이굴에 들어간다며 야권 개혁의지를 밝혔습니다.

하지만 정치력의 한계를 드러내고 야당의 복잡한 계파 논리와 정치적 역학 구도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면서 결국 아무런 성과없이 물러나게 됐습니다.

YTN 박조은[joeun@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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