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하룻동안 사무용품 등 1억 7천만 원 구입?

감사원, 하룻동안 사무용품 등 1억 7천만 원 구입?

2013.10.15. 오전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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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정부부처나 기관들이 이듬해에 더 많은 예산을 확보하기 위해 연말에 남은 예산을 낭비적으로 집행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정작 이를 감독해야 할 감사원이 자산 구입비 명목으로 12월 31일 단 하루동안 1억 7천만원을 썼다고 합니다.

박기현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감사원은 연말이면 정부기관의 낭비적인 예산 집행을 막기 위해 감사를 진행해 왔습니다.

연말의 예산 소진을 위한 밀어내기식 예산 집행이나, 전용 등을 통한 방만한 예산 집행이 그 대상입니다.

이 때문에 기획재정부도 연말에 예산 집행이 집중되지 않도록 하라고 지침을 내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정작 감독기관인 감사원은 연말에 소모품 사용이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감사원이 지난해 사무·전산용품 등을 구입한 데 사용한 자산취득비를 보면, 12월에 6억 천 5백만 원.

한 해 책정된 금액의 절반 가량을 한 달에 몰아 사용한 겁니다.

특히 마지막 날인 12월 31일 단 하루동안에만 무려 1억 7천여 만 원을 버스와 프린터 구입 등에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때문에 다른 기관의 예산 낭비를 감독해야 할 감사원이 오히려 연말에 소모품 구입을 이유로 밀어내기식 예산집행을 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인터뷰:김학용, 새누리당 국회의원]
"모범을 보여야 할 감사원의 잘못된 예산 집행 관행이 해마다 반복된다면 과연 감사원이 타 부처의 예산 집행을 제대로 감사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듭니다."

감사원은 이에 대해 연초에 구매를 계약한 버스 등이 연말에 출고되면서 집행 비용이 늘어난 것이라고 해명했습니다.

하지만 최근 5년 동안 지속적으로, 자산취득비 집행뿐 아니라 연구용역 체결도 연말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정부기관의 씀씀이를 꼼꼼히 따져야 할 감사원의 보다 계획적이고 효율적인 예산 집행이 요구되고 있습니다.

YTN 박기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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