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군 인권침해 심각...성희롱 여전

여군 인권침해 심각...성희롱 여전

2013.09.28. 오전 04:56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AD
[앵커]

국방부가 2020년까지 여군 장교 비율을 7%까지 끌어올리기로 하는 등 여군 확충에 나섰지만 부대 내 인권 실태는 여전히 취약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예방 조치에도 불구하고 군부대 내 성희롱 발생 비율은 아직도 높고, 신고율은 미진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황혜경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지난해 국가인권위의 의뢰를 받아 여성정책연구원이 여군의 인권 실태를 조사했습니다.

군대 내 여군 비중뿐만 아니라 역할과 위상도 커지면서, 인권침해 요소를 파악하기 위해 처음으로 심층조사가 이뤄진 것입니다.

결과는 씁쓸했습니다.

응답자 가운데 11.9%인 102명이 성희롱 피해를 직접 경험했고, 주변의 여군이 성희롱 당하는 것을 목격했다는 응답자도 355명에 달했습니다.

유형도 가지가지입니다.

가벼운 신체 접촉에서부터 음담패설과 성적 농담, 특정 신체부위를 노출하는 경우까지 있었습니다.

문제는 피해를 당하고도 여군들이 별다른 대응을 하지 못한다는 점입니다.

응답자의 38%가 '아무런 대응이나 문제제기를 하지 않았다'고 답해 가장 많았고, 군사법당국에 신고했다는 사람은 단 한 명에 불과했습니다.

부대 내 고충상담관이 있지만 비밀이 잘 지켜지지 않고, 상담관 또한 군 지휘체계에 속해 있다보니 문제 해결에 한계가 있었습니다.

[인터뷰:김상희, 국회 여성가족위원장]
"여군들의 고충을 해결하지 않고는 그렇게 여군을 확대할 수 없고요, 전반적인 국가 안보를 위해서도 여군들, 능력있는 여군들을 적극 활용할 수 있는 제도적인 보완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여군의 인권침해 상황은 직업만족도뿐만 아니라 사기 저하로도 직결돼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보고서는 강조하고 있습니다.

2020년 여군장교 7% 시대를 열겠다는 구호만 내세우기 전에 군 당국의 인식 전환이 선행돼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YTN 황혜경입니다.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