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애기봉 점등도 침묵...의도는 ?

북한 애기봉 점등도 침묵...의도는 ?

2010.12.23. 오전 0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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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우리군의 연평도 해상사격훈련에 이어 애기봉 등탑 점등행사까지 진행됐지만 북한은 아직까지 이렇다할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추가 도발을 자제해 한반도 위기의 책임을 남한에 떠 넘기면서 리처드슨 미 주지사의 방북을 계기로 대화국면으로의 전환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됩니다.

김호준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애기봉 등탑 점등식이 이뤄졌지만 우려했던 북한의 도발은 없었습니다.

연평도 해상사격훈련을 앞두고 연일 보복 타격을 외쳤던 북한 매체들도 다시 연평도 도발 이전으로 돌아간 모습입니다.

조선중앙TV는 전날 김정일 부자가 자강도 기계공장을 시찰했다는 소식에 이어 자강도 희천발전소 건설현장을 찾았다는 현장지도 소식을 비중있게 다뤘습니다.

현장 시찰에서도 김정일 위원장은 연평도 사격훈련을 포함한 남북관계에 대해서도 전혀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녹취:조선중앙TV]
"위대한 영도자 김정일 동지께서 표본공장으로 전변된 희천연하기계종합공장을 현지지도 하시었습니다."

북한이 침묵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대북 전문가들은 북한이 한반도 위기를 최고조로 끌어올린 상황에서 또 다시 평화공세로 벼랑끝 전술을 구사하기 시작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빌 리처드슨 미 주지사를 불러들여 IAEA 핵사찰단 복귀와 미사용 연료봉 해외 판매 의사를 밝히면서 국제사회에 대화 의지를 강조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또 지난 20일 연평도 해상사격훈련과 애기봉 점등 역시 남한이 무리하게 강행해 한반도 위기를 고조시킨다는 책임론을 확산시키기 위해 고의로 침묵을 지키고 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녹취:조명철 박사,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우리는 군사훈련으로 대응을 하는데 갑자기 평화공세로 나오니까 국제사회가 볼때는 이미지가 한국이 자꾸 군사훈련을 하니까 문제가 생기지 않느냐 하는 문제제기도 가능한 상황이죠."

우리 정부는 북한의 핵확산금지조약, NPT복귀 등 구체적인 비핵화 실천 없이 갑작스런 대화국면으로의 전환은 힘들다는 입장입니다.

정부 고위당국자는 그러나 북한의 비핵화 전략에 대해 생산적인 대화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해 대북정책 기조 변화 가능성을 열어놓았습니다.

여기에다 중국과 러시아가 북한의 대화 공세를 적극 지원하고 있어 내년 초 중미 정상회담을 기점으로 대화분위기가 조성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YTN 김호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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