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24] 두 달째 맥주 공장 앞 1km 줄 선 화물차...왜?

[현장24] 두 달째 맥주 공장 앞 1km 줄 선 화물차...왜?

2017.07.18. 오전 0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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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광주광역시에 있는 맥주 공장 앞에서 웃지 못할 황당한 일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화물차 수십 대가 두 달 가까이 도로를 점거하면서 출퇴근 시간마다 동네가 전쟁을 치르고 있는데요.

민원이 빗발치자 단속을 하긴 하는데 딱지를 끊기도 그렇다고 봐주기도 모호한 상황이라고 합니다.

이승배 기자입니다.

[기자]
대형 화물차가 이른 아침부터 꼬리에 꼬리를 뭅니다.

아예 오른쪽 도로 한 차선을 점령해버렸습니다.

안 그래도 좁은데 차선 하나로만 다니려니 출퇴근 시간마다 전쟁이 벌어집니다.

늘어선 화물차만 40여 대, 이런 행렬이 1km 가까이나 됩니다.

[화물차 기사 : (새벽) 3시, 4시에 나옵니다. 거의. 넷, 다섯, 여섯, 일곱, 여덟, 아홉, 열. 여기서 (물건) 내리고 싣고 나가면 11시. 그러면 하루에 보통 8~9시간씩 아침에 (기다리는 거죠.)]

마지막으로 향한 곳은 다름 아닌 맥주 공장!

맥주 회사가 지난 1월부터 병을 새로 바꾸면서 빈 병 수거차 운행이 늘어난 데다 여름 성수기까지 겹치면서 이런 현상이 빚어진 것입니다.

시간이 곧 돈이다 보니 미리 자리를 맞춰놓는 화물차 기사들도 있다고 말합니다.

[화물차 기사 : 월요일은 특히 더 심한 편이에요. 주말 휴일 공장이 쉬니까. 빨리 들어가려고 서로. 그러니까 차들이 일찍 올 수밖에 없어요.]

이런 지도 벌써 두 달이 넘었습니다.

경찰과 구청도 처음에는 차를 빼달라고 요청하다가 최근부터는 과태료를 부과하기 시작했습니다.

맥주 회사에 전화나 공문을 보내 방법을 찾아달라고 했지만 "노력하겠다"는 말뿐이었다는 겁니다.

[구청 교통 단속반 : (시민들이) 굉장히 불편을 많이 느끼고 사고 위험성이 있다고 해서 계속 민원이 들어와요. 단속 요구를 하면 저희가 와서 (단속해야죠). 단속을 또 안 하고 가면 그것도 민원이 들어와요.]

지금까지 단속된 화물차만 마흔 대가 넘습니다.

[화물차 기사 : 우리가 정말 불법 주정차를 했다면 이해를 하지만. (물건) 하차가 빨리 안 이뤄지니까 (그러는 건데). 결국은 억울하게 저희는 주차 딱지를 끊고. 그 비용은 (맥주) 회사에서 내주는 것도 아니고. 내 사비로 나가는 거니까.]

맥주 회사 측은 화물차가 공장 입구 쪽에 몰리지 않게 대기할 수 있는 주차 공간을 찾는 등 해결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YTN 이승배[sbi@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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