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장·유흥주점으로 줄줄 샌 축구협회 공금

골프장·유흥주점으로 줄줄 샌 축구협회 공금

2017.09.14. 오후 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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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조중연 전 회장을 포함해 대한축구협회 전·현직 임직원들이 골프장이나 유흥주점에서 법인카드를 업무와 상관없이 마구 사용했다가 무더기로 경찰에 입건됐습니다.

유명 선수 출신들도 대거 적발됐는데, 공식 해외 출장에 협회 공금으로 부인을 데리고 가기도 했습니다.

이경국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조중연 전 대한축구협회장은 선수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지난 2009년 협회장에 올랐습니다.

안팎의 기대를 한몸에 받고 회장 업무를 시작했지만, 실상은 달랐습니다.

해외 출장 때 가족을 데려간 뒤 경비를 부풀려 3천만 원을 공금으로 처리하고, 지인들과 골프를 치면서 비용 천4백만 원을 법인카드로 결제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유명 선수 출신으로 국가대표 감독까지 역임한 이회택 전 부회장과, 80년대 그라운드의 야생마로 불리며 인기를 누린 김주성 전 사무총장도 골프장에서 법인카드를 마구 사용하다 적발됐습니다.

골프뿐만이 아닙니다.

또 다른 임직원들 역시 유흥주점과 노래방은 물론 피부미용실에서도 법인카드를 긁어댔습니다.

심지어 한 직원은 이혼 사실을 숨기고 8년 동안 가족수당 천4백여만 원을 부당하게 챙기기도 했습니다.

경찰은 지난 2011년 7월부터 1년여 동안에만 부정하게 쓰인 공금이 모두 1억3천여만 원에 이르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지난 2012년 협회 직원이 공금 수천만 원을 쓴 사건 뒤 내부 규정이 강화됐지만, 소용이 없었습니다.

[남규희 /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 계장 : 특정된 행위에 대해서 시인을 했고, 본인들은 이것을 써도 되는 줄 알고 썼다 이렇게 진술합니다.]

이에 대해 대한축구협회는 일부 비용의 경우 내부 협의를 거쳐 사용됐다며, 재판 결과를 지켜본 뒤 자체 징계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송기룡 / 대한축구협회 홍보실장 : 축구를 사랑하는 많은 분들께 심려를 끼쳐드려 대단히 죄송합니다. 검찰 수사 결과나 재판 결과를 보고 거기에 따라서 징계할 계획입니다.]

경찰은 조 전 회장 등 12명을 업무상 배임 혐의 등으로 불구속 입건하고, 재판에 넘겨야 한다는 의견을 달아 검찰에 사건을 보낼 방침입니다.

해마다 수백억 원의 예산을 받는 축구협회에서 공금이 임의대로 사용된 사실이 드러나면서 축구 팬들의 비판 역시 커지고 있습니다.

YTN 이경국[leekk0428@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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