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충제 의존' 영세농가에 친환경인증 남발

'살충제 의존' 영세농가에 친환경인증 남발

2017.08.18. 오전 0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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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살충제 달걀의 대부분이 친환경 농장에서 나오는 가장 큰 이유는 엄격한 사육 기준을 지킬 능력이 부족한 영세 농장에 친환경 인증을 남발했기 때문입니다.

친환경을 위해 항생제를 사용하지 않으면 면역력이 약해져 진드기 같은 해충에 더 취약하다는 점도 살충제 사용을 부추겼습니다.

신지원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금지된 살충제, 피프로닐을 판매한 동물 약품 판매점입니다.

방역 당국이 어디에 얼마나 팔았는지 자료를 찾으려 했지만, 원료 배합률을 적어둔 기록조차 남아있지 않았습니다.

[포천 시청 관계자 : (원하는 자료는 다 확보하셨나요?) 미비한 부분도 있어서 추가로 더 조사할 예정입니다.]

이 업체에서 피프로닐을 사서 사용한 농장은, 확인된 것만 경기도 남양주와 강원도 철원 등 4곳입니다.

모두 친환경 인증을 받았습니다.

친환경 농장은 피프로닐은 물론 다른 어떤 살충제도 써서는 안 됩니다.

그런데 친환경 기준을 지키느라 항생제를 쓰지 않으면 닭의 면역력이 약해져서 진드기에 더 취약한 데다, 이번 여름 무더위로 해충이 기승을 부리면서 살충제 사용의 유혹을 떨쳐버리지 못한 것으로 보입니다.

[경기도 포천시 양계 농장주 (음성반응) : 올여름 상당히 더웠잖아요. 더위로 인해 현실적으로…. 진드기가 안 생기게 해야 하는데 현재로써는 좀….]

정부 업무를 위탁받은 민간 업체가 무분별하게 친환경 인증을 발급한 건 살충제 달걀이 쏟아져 나온 근본 원인입니다.

농약이나 항생제 없이 깨끗한 환경에서 닭을 키우려면 손이 많이 가는데, 그럴 인력이 턱없이 부족한 소규모 영세 농장에 친환경 인증을 남발한 겁니다.

[김성식 / 경기도청 동물방역 위생과장 : (친환경 농가가) 대부분 재래식으로 키우는 농가기 때문에 농장주가 노령층에 속하고…. 위생이나 약품 설명서를 잘 읽어보고 사용해야 하는데 좀 등한시하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결국, 이번 살충제 달걀 사태로 친환경 농축산물 전반에 대한 신뢰가 흔들리게 됐습니다.

YTN 신지원[jiwonsh@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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